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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집을 내면서....

나는 백두산 촬영을 위하여 열 네번 중국땅을 밟았다. 날짜로는 약 이백십여일간을 백두산 촬영에 임한 셈이다. 수 없이 오르내리는 산이건만 아직도 난 백두산을 잘 알지 못한다.

신비와 배일에 가려 한번 오를때마다 조금씩 밖에 보여주지 않아 많은 날들을 백두산과 씨름을 해야했다. 처음엔 인간 본래의 오만과 독선으로 오기도 부려 보았지만 결국 대자연의 위력과 진실 앞에 나약해져가는 내 자신을 발견하고 나는 결국 무릎을 꿇고 말았다.

그 때 부터 나는 한민족의 도도한 역사와 함께한 백두산의 영적인 존재에 의미를 부여하고 신비와 전설에 흥미를 갖기 시작 하였다. 그 점이 내사진의 컨셉이고 요점인 셈이다.

백두산은 결국 카메라의 메카니즘으로 다스려지지 않는 그 무엇인가의 힘이 존재하고 순백의 정신과 고결한 사랑으로 감싸안을때 그 틈새를 조금씩 열어줄 뿐이다. 인간의 영역이 아닌 신의 땅처럼 언제나 조심스럽고 가슴 조이는 까닭이 여기에 있는 것이다.

민족의 영산 백두산은 높이가 무려 2,750m가 되는데 최고봉을 중심으로 2,500m이상 봉우리가 16개나 되며 세계 화산 가운데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천지는 그 둘레가 14km이고 수심이 가장 깊은 곳이 384m나 된다. 백두산은 산정에 년중 거의 눈이 쌓여있고 흰 부석으로 덮혀있어 언제나 희게 보인다고 붙혀진 이름이다.

산이있어 산에 가고, 산이 좋아 산에 가는 것이다. 처음엔 나도 산이 좋아 백두산을 찾았다. 그러나 다른 산과는 달리 백두산은 이루 형언할 수 없는 벅찬감동과 신비를 나의 가슴속에 심어 주었다. 이것을 계기로 하여 어떻게 보면 나는 중년의 전부를 백두산을 생각하고 기록하는데 보낸 셈이다.

지금 생각하면 결코 어떤 후회나 반성같은 것은 없다. 중년쯤에 올법한 우울증이나 허전함 같은 것은 아예 잊어버리고 살았다. 이것은 어찌보면 백두산 촬영이 내게 내려준 최대의 수혜가 아닌가? 그러기에 나는 항상 백두산을 고맙고 감사하게 생각한다.

백두산! 그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벅차오르고 심장의 고동이 뛴다. 백두산만 생각하면 나는 언제나 청춘이고 십대이다. 자석처럼 끌어당기는 마력의 소유자인가? 도대체 힘의 근원이 어디에 있는지 언제나 수수께끼 같은 알수 없는 신비의 소유자 백두산! 그러나 백두산은 엄마의 품처럼 언제나 포근한 것만은 아니다. 잠시 방심하여 만용과 객기를 부리면 여지없이 시험에 들게한다.

나는 백두산을 촬영하다 여러번 죽을 고비를 넘겼다. 화산재로 이루어진 푸석한 지표면과 급경사, 순식간에 불어 닥치는 돌풍, 짙은 안개와 폭풍우 등으로 인하여 위험한 고비를 겪은것도 한 두번이 아니었다. 그러나 그것은 어찌보면 강인한 정신력의 원동력으로 이어지고, 결과에 대한 염원으로 작용하여 지금 오늘의 나를 만들었다. 그러기에 백두산을 사랑할 수 밖에 없으며 수 많은 애증을 낳게 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 생각하면 꿈만 같고 소설같은 시간들도 많았다. 천지에서 천지창조의 장면을 촬영하기 위하여 새벽의 어둠속을 해매이던 일, 우주와 함께하는 신비의 순간을 기록하기 위하여 캄캄한 밤중에 몇 시간을 버티고 별사진을 촬영하던 일, 갑자기 쏟아지는 폭설속에 7일간을 본의아니게 기상 관측소에 감금되었던 일들은 평생 기억에서 지워지지 않는 나만의 아름다운 추억이 되어 되살아 나곤 한다. 나는 이러한 모든일들이 이 시대의 소명과 숙명이라 생각하고 겸허하게 수용 하고자 한다.

대한민국 사진 역사에 여성의 한 사람으로서 당당하게 기록되고 싶고 영원히 기억되는 괜찮은 여성 사진가로 이 세상에 남겨지기를 원한다. 또한 남의 나라를 통하여 본 백두산이 아니라 당당이 통일된 조국에서 마음 편하게 촬영할 수 있는 그 날이 오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조국의 찬가를 마음껏 노래하며 자유로운 그 날이 언제나 오려는지, 하루 빨리 남북이 하나 되어 우리 땅에서 바라 본 장엄한 백두산을 촬영할 수 있다면 아마도 이 세상 나의 마지막 소원이 될 것이다.


     2004년 3월  사진가   김 숙 자